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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피플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반대 행보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64·사진) 텍사스 주지사가 우편투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주민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에 서명하자 시민단체·인종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가톨릭 신자인 애벗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 착용 거부에 이어 여성의 낙태를 사실상 금지한 심장박동법, 공공장소 권총 휴대 범위를 넓힌 총기소지법 등에 이어 투표권 제한까지 밀어붙여 사사건건 연방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는 이날 드라이브스루 투표, 24시간 투표를 금지하고 우편투표 절차를 한층 까다롭게 만드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법안에는 각 당의 선거사무원들이 부정행위를 밀착 감시하고, 부정투표자에 대해 형사사범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애벗 주지사는 서명 직후 “이 법은 투표 자격이 있는 유권자들에게는 투표 기회를 보장한다. 그러나 부정행위자들이 불법 투표를 하는 것은 더 어렵게 만든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5월에는 임신 6주가 지나면 아이를 지울 수 없도록 한 심장박동법에 서명해 사실상 낙태를 금지했다. 낙태권 옹호단체들은 연방대법원에 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1일 대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려 법 시행에 들어갔다. 반면 텍사스주와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대법원은 임신 12주 내 낙태 처벌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투표권 제한·낙태 금지 외에도 애벗 주지사는 별도 허가나 훈련 없이도 권총을 소지할 수 있도록 한 총기소지법을 통과시키는 등 줄곧 조 바이든 행정부와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