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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원래 자신감이 없고, 사람들 앞에만 서면 위축돼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잘 지내고, 다들 잘사는 것 같은데,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못난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궁금해서 인터넷도 검색하고 심리학책도 읽어보니 제가 자존감이 낮더라고요. 어린 시절부터 칭찬을 받지 못해 자존감이 낮은데,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목표를 크게 세우지 말고 작은 것부터 이루면 자존감 높아져
▶▶ 솔루션

작은 행동이 모여서 결과적으로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살아가는 데 무척 중요합니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도 스스로 존중할 수 없다면 행복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낮은 자존감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주위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도움이나 격려가 부족한 경우에도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지요.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자존감이 낮은 상태로 살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을 알고 정보를 얻거나 좋은 생각이나 깨달음을 얻는다고 해서 한순간에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머리로 노력하는 것보다는 내면과 바깥세상의 소통을 통해 작은 성취가 쌓였을 때, 결과적으로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남들은 다들 잘사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남들’이라는 단어는 광범위하게 타인을 묶은 것으로, 제대로 된 비교도 아닐뿐더러 결과적으로 허상 속 타인을 부러워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완성된 상태가 아닙니다. 자존감을 높인 다음에 뭔가를 시작하려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작은 것을 이루는 시작이 중요합니다. 작은 성취가 중요하다고 해도, 성취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단한 것을 생각해서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목표를 너무 크게 세워서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라는 책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선 주변을 정돈하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어떤 철학적인 문제에 답을 구하는 것보다 실생활에서의 작은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 저도 동의합니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받는 경우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번아웃(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한 무기력증·자기혐오 등)에 빠지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해당됩니다.

이런 실천을 할 때 성취할 목표를 잘게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는 ‘주변 청소를 한다’는 목표마저도 버거울 수 있습니다. 성취의 세분화가 중요합니다. 책상 위를 닦는다, 옷을 걸어놓는다, 세면대를 닦는다, 이런 식으로 잘게 나눠봅니다. 이렇게 과정을 나눠놓으면 일부라도 했을 때 ‘청소를 끝내지 못했으니 속상하다’가 아니라 ‘10개 중 4개라도 했으니 보람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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