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법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 지원사업에서 이른바 ‘유령 연구원’을 등록하는 방식 등으로 연구비 13여억원을 빼돌린 사립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교수 A(6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교수 B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았고, 사업가 C씨는 1심의 징역 4년보다 감경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디자인 관련 협회장을 맡던 지난 2014년 4월 정부 지원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산기평)·한국디자인진흥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A씨는 이후 C씨와 유령 연구원들을 사업계획서에 기재해 2014년 6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산기평으로부터 용역·연구비 명목 6억9천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B씨도 이들과 함께 2015년 다른 정부 지원 사업에도 참여해 같은 방식으로 약 2년 동안 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C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됐고, 피해 기관들을 속여 연구비를 받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고, B씨는 혐의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연구원으로 사업계획서에 허위로 기재하거나 참여율을 허위로 기재해 인건비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업 수주 전부터 계획을 세워 용역 대금·인건비를 빼돌리는 등 범행 수법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허위자료를 작성·제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B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범행을 주도한 것은 A·C씨인 점, 실제 연구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들의 혐의는 인정했지만, 실제 유의미한 연구 성과가 나왔고, 일부 피해가 보상된 점 등을 고려해 1심 징역 4년형에서 감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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