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양경수(오른쪽)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국회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경찰은 20일째 영장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 ‘투쟁’ 예고
‘번아웃’ 호소에도 정부 뒷짐
민노총은 현대제철 불법농성
택배노조 압박에 점주 희생

親노동 文정부, 쩔쩔매기만

권도경 기자·당진=최지영 기자

친노동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가 노동 현장에서는 적극적인 조정력과 행정력을 가동하지 않으면서 산별·기업별로 연쇄적인 파업투쟁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힘을 받은 민주노총이 공공·민간 부문 등에서 추투(秋鬪)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의료 현장과 지하철, 해운, 철강 등에서는 연쇄 파업이 예고돼 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와 13차 노정교섭을 벌인다. 1년 7개월 동안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보건의료인들은 그동안 감염병원 등 공공의료와 인력 확충 등을 정부에 일관되게 요구했으나 정부는 예산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막판 협상이 결렬될 경우 2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는 코로나19 사태로 보건의료인들의 ‘번아웃’이 예견됐지만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가 파업 위기를 맞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노동계 손만 들어준 가운데 노사·노노 갈등 현장에서 조정력을 상실해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6월 파업 여진이 9월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3개월간 택배노조의 불법파업과 폭행에 시달리던 택배 대리점주가 최근 자살하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우체국과 CJ대한통운 등 현장 곳곳에서 불법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지회가 지난달 23일부터 10일째 통제센터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현대제철소 통제센터 주변에 천막 40여 개를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경찰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도 20일째 지체되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남은 기간에 적절한 시기, 방법으로 엄정 조치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