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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신인투수 장재영

고교시절 157㎞까지 던져 주목
계약금 9억원 역대 2위로 입단
후반기 5이닝 무실점 ‘씽씽投’

美·日 강속구 투수가 대세로
경쟁력 잃은 한국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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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신인투수 장재영(19·사진)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장재영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24일까지 12차례 등판, 1패와 평균자책점 9.00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후반기엔 5차례 구원등판, 모두 5이닝을 던져 무실점.

장재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금 역대 2위인 9억 원을 받고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188㎝, 92㎏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녔고 덕수고 재학 시절엔 최고 157㎞까지 던졌다.

장재영은 지난 4월 3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7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실점 한 뒤 4월 30일 2군으로 내려갔다. 6이닝 동안 11개의 사사구(볼넷 9, 몸에 맞는 볼 2)를 남발했다. 노병오 2군 총괄 투수 코치와 함께 ‘영점’을 다시 잡았고, 지난 10일 1군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후반기 5이닝에서 볼넷은 2개를 허용했다.

장재영은 “2군에서 특히 직구를 많이 던지며 제구를 가다듬었다”면서 “직구가 잘 들어가니 변화구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장재영은 “마음가짐도 바뀌었는데 투구 감각 외에도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볼넷이 나와도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재영은 국내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장재영의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1.1㎞이고 최고는 155.5㎞다. 직구 평균 구속은 LG의 고우석(152.2㎞)에 이어 2위다. 키움의 안우진이 평균 150.8㎞로 3위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0㎞를 넘은 국내 투수는 장재영, 고우석, 안우진 뿐이다. 장재영은 중간계투, 고우석은 마무리, 안우진은 선발투수.

올해 국내 프로야구 직구 최고 구속은 윌머 폰트(SSG)의 157.3㎞, 안우진의 156.6㎞, 고우석의 156.3㎞, 앤더슨 프랑코(롯데)의 156.3㎞, 조요한(SSG)의 155.8㎞, 그리고 장재영의 155.5㎞다. 이 가운데 신인은 장재영과 역시 불펜인 조요한 뿐이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수 직구 평균구속은 141.6㎞이다. 일본과는 대조를 이룬다. 일본프로야구 투수의 올해 직구 평균은 145㎞로 2011년 141㎞에서 4㎞ 늘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직구 평균 구속은 150.6㎞(93.6마일)에 이른다. 선발투수인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의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159.6㎞(99.2마일). 마무리인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161.6㎞(100.4마일)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일본, 그리고 마이너리거로 구성된 미국에 뒤진 결정적인 이유는 투수의 구속이었다. 한국대표팀 투수들은 140㎞대였지만, 일본과 미국 투수들은 150㎞ 이상을 던졌다. 국내 프로야구는 제구력에 초점을 맞춰 투수를 기용하고, 이로 인해 강속구 투수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프로에서 구속보다 제구력을 우선하다보니 학교 야구부에서 투구의 힘, 속도가 아닌 제구에 포인트를 맞춘다. 강속구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장재영이 후반기 들어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건 그래서 무척 반가운 일. 장재영은 중간계투지만,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얻으면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신인인 장재영 외에도 강속구 기대주는 또 있다. KT의 선발 엄상백은 군 제대 후 20일 롯데를 상대로 등판, 최고 153㎞의 직구를 던졌다. KIA의 한승혁은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마치고 2군에서 구위를 점검 중이며 2군 실전경기에서 역시 153㎞를 던졌다.

이동걸 한화 투수코치는 “보통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투수가 강속구를 던진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능력치 안에서 최대한 폭발력을 낼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진행한다면 후천적으로 구속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