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연락선 복원’ 막전막후

13개월 18일 동안 단절 상태였던 남북 통신선이 27일 전격 재개되기에 앞서 남북은 지난 4월 이후 정상 간 친서 교환과 정보 라인 교류 등을 통해 긴밀히 소통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남북이 이날 동시에 내놓은 발표문의 문구가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 또한 남북 간 막후 소통이 이뤄졌음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는 등 남북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다. 남북 간 소통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인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화상회담’ 등 비대면 방식의 남북 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올 1월 신년사와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처음으로 비대면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이 나온 뒤 통일부가 영상회의실을 만들었고, 지난 4월에는 남북 회담을 가정한 시연도 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지난 5월 26일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미국으로 전격 출국해 관심을 모았다. 박 원장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나온 이후 미국을 방문하자 한반도 문제 조율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후 남북이 이날 통신선 재개 결정을 발표하기까지는 수차례에 걸친 물밑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발표한 발표문에서 양측이 남북관계 회복과 개선, 신뢰, 발전 등의 표현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등 세부 문구를 놓고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6월 18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