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 이상 폭우 예상…새벽시간대 강한 야행성 폭우

지난 3일 시작된 ‘7월 지각 장마’가 발달하면서 오는 7일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마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퍼붓는 게릴라성 장대비 특성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는 7일까지 장마 전망과 관련해 “동서로 폭이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전형적인 정체전선 모습을 띤 형태로, 한 지역에 많은 강수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5일 오후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구름대가 점차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남해안에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6일과 7일 새벽에도 각각 발달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수량은 6일 전라권·경북권 남부·경남권을 중심으로는 50∼150㎜가, 전북 남부·전남권·경남권 해안·지리산 부근은 200㎜가 예상된다. 정체전선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 충청권·경북 북부·울릉도 및 독도는 30∼80㎜, 강원·제주는 5∼20㎜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새벽부터는 강화된 정체전선 영향으로 남부지방에서 최대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6∼7일 예상되는 집중호우는 남북으로 폭이 좁고 정체성이 있으며, 취약 시간대인 새벽에 강한 강수가 분포하는 야행성 폭우 특성을 갖고 있어 특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정체전선의 북상과 함께 습기를 머금은 저기압이 수시로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변덕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 시기가 늦은 데다 최근까지 대기 중 수증기가 응축돼 있어 집중적인 장대비가 수시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지난 주말에는 전국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4일 오전 6시 23분쯤 부산 영도구에서는 한 건물 4층 옥상에 설치된 트램펄린이 강풍에 날려 1층으로 떨어졌다. 비슷한 시간 부산 도시고속도로 번영로 구서IC 근처에서는 빗길을 달리던 통근버스 1대가 갑자기 왼쪽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인 70대 남성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인 40대 남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7시 5분쯤 인천 서구 연희동 일대 주택가에서는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에 걸려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많은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