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재형(왼쪽 두 번째) 감사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평소같이 주말 부친 병문안·예배
지인들과 사퇴 시점 논의 풍문도
정치참여 별개로 원장 물러난 뒤
개헌론 들고 본격 행보에 나설 듯

대선 지지율 4.5%…첫 5위 기록

최재형 감사원장은 대권 도전 등 정치 참여를 앞두고 지난 주말 병상의 부친 병문안을 다녀오고 교회 예배 등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주변에서 최 원장이 이달 중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최 원장이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 등 개헌론을 대권 화두로 내놓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야권 대선 주자 ‘다크 호스’로 부상한 최 원장이 종로구의 감사원장 공관 정리 등 주변 정리에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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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은 21일 오전 8시 50분쯤 감사원으로 출근하는 길에 공관 앞에서 기자와 만났지만 아무 말 없이 차량을 타고 떠났다. 공관 관리인으로 보이는 분은 공관 정리와 관련, “잘 모른다”면서도 “(공관을) 정리하시겠죠”라고 했다. 최 원장은 일요일이었던 전날(20일)에는 혼자 신촌의 교회를 찾아 오전 7시 30분 예배를 봤다. 이후 평창동 공관 등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구상을 정리했다. 최 원장은 토요일에는 보훈 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최 예비역 대령은 최 원장에게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최 원장에게 대권 도전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이 지난 금요일 국회에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발언한 이후 지난 주말 지인들을 만나 감사원장 사퇴 시점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최 원장은 정치 참여선언과는 별개로 이르면 이달 안으로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감사원의 요체로 여겨 온 최 원장이 대권 도전설에 휩싸인 상황에서 원장직을 계속 유지해 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 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강명훈 변호사는 통화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난리가 났는데 (정치 참여를) 안 한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 사퇴 등에 대비한 ‘플랜 B’로 여겨져왔던 최 원장이 대권 도전에 나설 경우 윤 전 총장에 거부감을 가졌던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적극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개헌 적임자로 여겨지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유진·손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