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美 연방통신위원회 결정

거래승인금지 검토안 ‘만장일치’
기존승인 장비도‘철회’가능케
화웨이·ZTE 등 中5개사‘타깃’

美·EU 고위급TTC 출범키로
국무장관 등 최고위 인사 참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 하이크비전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해외 통신장비 일체에 대해 거래 승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신기술 개발·보호 등을 위한 새 고위급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출범시켜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선다.

17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의 통신장비에 대해 향후 승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안을 표결에 부쳐 위원 4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금지안은 앞서 승인됐던 통신장비에 대해서도 승인 철회가 가능하도록 했다. FCC는 지난 3월 화웨이와 ZTE, 하이테라, 하이크비전, 다화 등 5개 중국 IT 기업을 국가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제시카 로젠워슬 FCC 위원장 대행은 “통신망에서 신뢰할 수 없는 장비를 제외할 것”이라며 “장비 승인 절차를 통해 미국에서 (화웨이 등의 장비를) 사용할 기회를 열어 놓았으나 그 문을 닫기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FCC의 결정은 향후 미국 5세대(G) 시장에서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을 배제하는 본격 조치로 분석된다. 특히 기존 장비 승인 역시 철회할 수 있어 사실상 해당 기업을 미국 시장에서 전면 퇴출할 가능성도 있다. FCC는 지난해에도 화웨이, ZTE를 국가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해 이들로부터 장비를 구매하는 미국 기관·업체들이 83억 달러(약 9조3900억 원) 규모의 연방정부 기금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으나 민간 거래는 규제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NYT는 “FCC는 이번 금지안에 대한 여론을 공개 청취한 후 몇 주 뒤 최종표결에 부칠 예정”이라며 “통과에는 과반수 득표가 필요한데 만장일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미 의회도 이날 FCC 결정에 대해 초당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에드 마키(민주), 마코 루비오(공화) 상원의원 등은 “통신망에서 오염된 중국 장비를 배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최우선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화웨이 측은 “국가나 브랜드 관련 예측적 판단에 따라 장비거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과 기술동맹을 통한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도 나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중국·러시아와의 경쟁에 맞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보호를 위해 TTC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새로 구성되는 TTC는 기술 분야에서 미·EU 간 혁신·투자 활성화, 공급망 강화, 불필요한 무역규제 철폐 등을 목표로 삼는다. 특히 TTC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 공동대표를 맡고 마르그레테 베르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등이 유럽 공동대표를 맡는 등 양측 최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베르타거 집행위원은 마이크로칩이 미·EU 간 기술 협력의 초기 관심 분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