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소강석 목사가 작년 6월 24일 열린 ‘참전 용사 온라인 초청행사’에서 축도를 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제공.

- 15년째 초청 보은행사 여는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와 신도들

“올해 비대면행사 3차원영상 도입
10명의 전쟁 때 모습 그대로 살려

노병들 90세 넘어 韓 초청 어려워
내년 미국서 항공모함 빌려 진행”

“1960년대까지 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놀라운 기적 속에 오늘날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전쟁 때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준 참전용사들과 위대한 우리 국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기리며,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는 행사입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회장)는 17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 71주년 한국전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보은 및 평화 기원 예배’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요셉 목사가 사회를 본 이날 회견에는 행사 준비위원장인 김종대 새에덴교회 장로(예비역 해군제독)와 부위원장 이철휘 장로(예비역 육군대장), 실무 총괄 이종민 지도목사, 김세현 집사 등이 동참했다.

올해 행사는 오는 23일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비대면 온라인 줌(Zoom)을 통해 진행한다. 새에덴교회와 ㈔한민족평화나눔재단이 주관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한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현장에는 국군 참전용사 50여 명을 포함한 1000여 명만 참석하고, 대예배실 강단에 설치된 초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해외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미국, 캐나다, 필리핀, 태국 현지에서 참전용사와 가족들 150여 명이 참여한다. 행사는 당일 유튜브 새에덴교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기자회견에서 소강석 목사가 71년 전 모습의 참전용사에게 메달을 걸어주는 영상이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단상 왼쪽부터 박요셉 목사, 김종대 장로, 소 목사, 이철휘 부위원장, 이종민 목사. 장재선 선임기자

“작년에 이어 온라인 행사로 해외 참전용사들을 모시는데, 처음으로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융합 영상기술을 도입해 71년 전 한국에 첫 발을 디딘 참전 용사들의 모습을 실물처럼 재현합니다. 나이 든 얼굴의 제가 젊은 모습의 참전 용사에게 메달을 걸어주게 되는데요, 첨단 기술을 이용해 이렇게 만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소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참전 용사 초청행사는 나라를 지키는 안보와 함께 평화를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습니다. 북의 한 고위 인사가 왜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하느냐며 따지기에 ‘북은 어떻게 역사 교육을 시킵니까. 지난 날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평화의 길을 열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김종대 장로가 6·25전쟁 전사자와 실종자에 대한 추모사를 한 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한다. 브래들리 제임스 주한 미 해병대 사령관의 영상 축사,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의 축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백군기 용인시장의 환영사 등이 이어진다.

행사 준비위 이종민 목사는 “이날 특별히 참전 용사 10명의 전쟁 당시 모습을 메타버스로 재현해 3D 영상으로 만나 뵙는 시간을 갖는다”고 소개했다. 항공 경보단 대원으로 부산, 울산, 평택 등에서 10개월 간 참전했던 폴 커닝햄 하사, 해병사단 박격포 대원으로 38선 인근의 펀치볼 전투에서 싸웠던 마빈 던 상병 등이 그 주인공이다.

커닝햄 하사는 “전쟁 때 참담하게 파괴된 서울을 본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날 대한민국을 보면 우리의 희생이 가치가 있었음을 느낀다”고 했다. 던 상병은 전투 때 동료들에게 적의 공격을 피하라고 알려주기 위해 달려가다가 다리와 눈과 고막을 잃었다.

소 목사는 “우리는 참전용사들이 흘렸던 피와 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한 흑인 노병의 허리춤에서 6·25 전쟁 때의 총상(銃傷) 자국을 보고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고, 당장 이듬해부터 행사를 진행해왔다.

“새에덴교회 신도들이 제 뜻에 공감하고 지원해 주셔서 15년째 매년 행사를 열어올 수 있었지요. 그 동안에 참전 용사들께서 대부분 90세를 넘기셨어요. 감염병 사태가 끝나도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엔 미국 서부에서 항공모함을 빌려서 행사를 치를 생각입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