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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검찰, 공군본부 압수수색

사망 3일뒤 ‘성추행’ 생략한 채
‘단순변사’로 보고한 배경 수사
추가 성추행 가해 2명도 수사

野 “국방부장관·공참총장 경질”

군 검찰이 4일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발생 10여일 만에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경기 성남 제15특수임무비행단 등 관련 비행단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군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군 간부들의 조직적인 은폐·축소·회유 의혹 규명을 위한 증거 확보와 더불어 부실 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공군본부 군사경찰 등의 초동수사까지 광범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의 범위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등 수뇌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 검찰의 수사 초점은 군 경찰의 부실수사와 숨진 이모 중사에 대한 부대 상사들의 회유·압박, 보고누락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군 검찰단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압수수색을 통해 이 중사가 지난 3월 초 소속 부대인 제20전투비행단에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군사경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실수사 및 공군본부 보고 누락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15특수임무비행단은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전속한 부대라는 점에서 사망 전후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15비행단 측이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였음에도 보호 대신 일부 간부들이 오히려 ‘관심 병사’ 취급을 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성추행 가해자인 20전투비행단 소속 장모 중사를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구속한 검찰단은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향후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확보와 추가 압수수색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진 20전투비행단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이 전날 이번 사건 외에 최소 두 차례 더 성추행 피해를 봤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한 수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군 수뇌부 경질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하며, 전 군의 성폭력 사건 피해 현황 전수조사 실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3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고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