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고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

군검찰, 군사경찰단·비행단 등
은폐·보고누락 증거 확보 나서
‘사망’ 10일만에야 수사 본격화
공군참모총장까지 확대 가능성

군 검찰이 4일 ‘공군 여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관련 비행단 등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성추행 피해자인 이모 중사가 사망한 지 10여 일 만에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뒷북 수사’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라”고 지시한 만큼 군 검찰의 수사가 이성용 공군 참모총장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검찰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 경찰대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단이 사건을 이관받은 뒤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추행 가해자인 장모 중사가 구속된 상황에서 검찰단은 성추행 피해 접수 후 사건의 은폐·회유·압박 여부와 보고 누락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군사경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실수사 의혹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휘라인의 보고 과정에서도 누락된 사항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5특수임무비행단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후 전근을 간 부대로, 검찰은 해당 부대에서 사망 전후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이 전날 이번 사건 외에 지난해 최소 두 차례 성추행 피해를 봤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군 검찰은 추가 성추행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전투비행단 내에서 벌어진 피해자에 대한 압박 및 회유 등의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수사의 폭을 넓힐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군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군정농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군 기강 해이를 방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방부 장관, 공군 참모총장은 즉각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