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제 열공’ 윤석열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만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유튜브 장예찬 TV 캡처

野관계자 “11일 대표 선출뒤”
입당후에도 당직 요구 안하고
9월 대선 경선에 참여할 계획
5~10인 소규모 참모진 꾸릴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11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이후 이르면 이달 중 개별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 후에도 당직을 요구하지 않고 평당원 자격으로 9월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는 공정의 상징으로 주목받아온 그가 정치권의 특별 대우를 거부하고 스스로 몸을 낮춰 정치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소규모 참모진을 꾸려 정치인, 일반 시민과 접촉면을 넓히는 등 사실상 공개 행보에 들어갔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야권 관계자는 2일 “윤 전 총장이 정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끝내고 국민의힘에 개별 입당하기로 했다”며 “빠르면 이달 내에 입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통상 거물급 정치인이 입당할 때 당직을 요구하는 관례와 달리, 윤 전 총장은 입당 후에도 평당원 신분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결심이 서면 좌고우면하지 않는 성향”이라며 “오랜 잠행에 국민 피로감이 커지는 만큼 가급적 빨리 자신의 구상을 국민께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입당 후에도 대선 캠프를 바로 꾸리지 않고 소규모 참모진과 정치 활동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대선 준비를 위해 캠프 역할을 할 사무실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캠프 운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대신 수행과 공보, 정무를 담당할 5∼10인 규모의 참모진을 꾸려 대선 준비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징계 소송 대리인을 맡았던 변호인들이 당분간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는 법률팀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 측은 “그동안 각계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시민들과 자유롭게 만나 소통하는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에도 2030세대가 즐겨 찾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거리에서 시민과 직접 만났다. 윤 전 총장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함께 4시간가량 연희동 일대 장소를 누볐다. 이날 행보는 시사평론가 장예찬(33) 씨가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알렸다. 장 씨는 “앞으로 윤 전 총장과 동행하게 된다면 소통 창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윤희·김현아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