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총리와 與대표 김부겸(왼쪽)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당정청 ‘특공 폐지’ 결정 배경

특공 논란 커지면 여권에 부담
당정청 안건에 없었지만 결단
이익환수·수사의뢰도 검토키로

국민의힘, 與에 국조 거듭 요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8일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특공) 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특혜 시비가 공정과 정의의 문제로 확산하는 걸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최근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이 세종시에 ‘유령청사’를 짓고 직원들이 특공 아파트까지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제도가 과도한 특혜라는 여론이 거세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현재진행형’이고 당·정의 부동산 대책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후폭풍이 계속될 경우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내년 대통령 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정주 여건이 안정화된 지금 특공이 특혜로 되고 있고, 악용되는 사례도 있다는 국민적 질책을 따갑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세종시 특공의 당초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특공은 세종시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 일부를 이전기관 종사자들에게 우선 공급하는 제도지만 최근 세종을 비롯한 전국 집값이 급등하면서 ‘로또 분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대상이 아닌데도 일부러 청사를 짓고 직원 수십 명이 특공 제도를 통해 수억 원씩 시세차익을 본 사실이 문화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관평원부터 중소벤처기업부, 고위공무원 특공 재테크 논란이 나오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특혜로 비춰지고 있어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공 혜택 논란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공정 및 부동산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이를 서둘러 수습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관련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여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당·정·청 협의회 안건에 없었던 제도 폐지를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제안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여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강력한 부동산 투기 차단 의지를 피력해왔던 대통령과 거대 여당은 위선적인 내로남불, 이중 플레이로 국민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국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송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