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그리고 복합현실(MR)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개설했다.

포스텍은 27일 오후 전자전기공학과 LG 연구동 1층에 마련된 ‘가상현실/증강현실/복합현실 겸용 강의실’에서 VR·AR·MR로 구현되는 강의 체계와 물리학 실험 실습 강의를 시연했다.

AR·MR 기반 강의 체계는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과 원격 접속한 학생들이 가상의 물체를 활용해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학생들과 실험 조교 또는 강의 교수가 원격지에 있어도 마치 한 곳에 있는 것처럼 강의 진행이 가능하다.

앞서 포스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되 자기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VR 수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VR·AR·MR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106석 규모의 강의실도 구축했다. 특히 국내 대학 최초로 올해 신입생 320명 전원에게 VR(오큘러스 Quest 2) 기기를 제공, 실제 실험 수업에 활용 중이다.

가장 먼저 시행된 VR 기반 물리학 실험 실습 강의는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조교의 실제 실험과정을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한 시뮬레이션 강의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고개를 돌려 실험 기구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고, 조교의 실험 모습을 반복하며 볼 수도 있다.

포스텍은 앞으로 학생 개개인의 가정에 실험 키트를 배송해 VR 기기로 수업을 들으면서 직접 실험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물리 실험 외에도 화학이나 다른 필수 기본 과목 실험으로도 점차 확대해갈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김욱성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VR·AR·MR로는 위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 직접 갈 수 없는 곳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다”면서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혁신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스텍은 경북도문화관광공사와 ‘경북형 스마트관광 기반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텍은 협약에 따라 지역사회와 교육·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VR·AR·MR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동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포항=박천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