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 의회의사당서 발언하는 文대통령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미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낸시 펠로시(오른쪽) 하원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일 새벽 文-바이든 첫 정상회담

美,대북 비핵화 실무협상 무게
文정부 요구 제재완화엔 거리 둬

文 “한미동맹 계속 같은 방향”
韓 쿼드참여 문제 논의 안할 듯

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고 그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하게 공조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정상회담의 중심 주제”라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직접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의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한·미 간 대북정책 관련 발언에 다소 뉘앙스 차가 감지되면서 21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가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회견에서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이며 앞으로도 양국은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은 연대와 협력에 있다”면서 “한·미 간 대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경제회복 등 양국 협력을 더 깊게 하고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우리는 물론 북한이 내일 논의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사키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 협력 문제와 경제적 동반자 관계, 기후 문제 등에서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백신 제공 등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김 위원장 정상회담 가능성 질문에는 “나는 그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 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선을 그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비핵화 실무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가 조속한 미·북 대화를 위해 요구하는 제재 완화나 미·북 정상회담에는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고위당국자도 19일 대북정책에서 최대 유연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과 같은 대화 유인책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한국에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참여를 압박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이번 정상회담에서 쿼드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키 대변인은 한국의 쿼드 참여 여부에 대해 “쿼드 멤버십 변화를 예상할 것 없다”며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다만, 대중 견제에서 한국의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이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우려 발언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