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속 타들어가는 명동·인사동… “언제까지 버텨야 하나요”

이미지 크게보기텅 빈 명동 1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빈 상가 앞을 한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 김호웅 기자

“매출 10분의 1수준으로 추락”
코로나직격탄 맞고 공실 속출

“이제 곧 코로나와의 사투 500일인데, 언제 이 같은 상황이 끝날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발이 다음 달 2일이면 500일을 맞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핫플레이스인 서울 인사동과 명동 인근 상권이 언제 벗어날지 모르는 코로나19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매출이 반 토막 이상 난 점포들이 늘어나고, 공실도 속출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듣던 ‘Thank you’ ‘니하오’ 목소리도 끊기면서 밤이 되면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문화의 거리. 이곳에는 ‘임대’ ‘폐업 정리’ 안내문이 붙은 건물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평소 같았으면 외국인들로 가득 찼을 거리와 점포에는 한국인 방문객 일부만 보였다. 한복 전문점 디자이너인 A 씨는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하느냐”고 긴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하루 매출이 평균 1500만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A 씨는 “이번 달에는 외국인 고객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까지 전체 입출국자 중 외국인은 44만31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한 전체 외국인(446만6716명)의 9.92%에 불과했다. 도자기 가게 사장 B(60) 씨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C(61) 씨도 “인사동에서 20년간 장사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인 중구 명동도 공실 상가가 곳곳에서 보였다. 노점에서 분식을 판매하는 상인 조모(40) 씨는 “늦은 밤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던 외국인들의 모습을 지금은 보지 못한다”며 “매출은 90%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인근 한식집 사장 D 씨도 “임차료가 월 3000만 원이고 매출은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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