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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럽 117개국 30만명 조사

카자흐 접종희망 24.6%로 최저
아프리카國 다수 30%만 “접종”
부작용 걱정에 회피… 각국 고민

“조사 결과대로 접종 이뤄지면
38개국만 집단면역 달성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도 전 세계 성인 10명 중 3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며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접종률을 높여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는 각국의 고민도 깊어지는 가운데 집단면역 달성은 가망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갤럽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전 세계 117개국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신이 무료로 제공되면 바로 접종하겠다”는 응답은 68%,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9%로 나타났다. 3%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바로 접종하겠다는 응답률이 가장 낮은 곳은 카자흐스탄으로 24.6%에 불과했다. 가봉(28.6%), 카메룬(33.2%), 세네갈(40.8%) 등 아프리카 국가들도 다수가 접종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체 개발 백신 ‘스푸트니크V’를 다른 국가들에 제공하는 등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도 3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얀마는 96.0%가 바로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인도도 81.7%로 높았고 베트남(81.0%), 태국(85.2%), 일본(70.1%)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접종 의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해 진행된 이번 여론조사에선 바로 접종하겠다는 응답률이 52.9%에 불과했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 장려 정책으로 최근 크게 늘어 지난 3월에는 74.0%로 집계됐다.

갤럽은 “이 결과대로 실제 접종이 이뤄졌다면 117개국 가운데 38개 국가만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위해선 인구의 70~80%는 백신 접종 등을 통해 면역력을 지녀야 한다.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접종을 기피하고 거부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각국은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의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백신을 맞는 주민들에게 100달러짜리 예금증서를 주고 있으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는 백신 맞을 사람을 데려오는 주민에게 50달러짜리 현금카드를 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문가들은 집단면역 달성 가망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연이어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을 기피하는 경향 때문에 집단면역이 달성되기보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이 아닌 ‘관리 가능한 위협’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면밀히 감시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10종에 달한다고 밝혔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관련 정보가 매일같이 정신없이 빠르게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