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민의힘 비대위 주호영(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배 정책위의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주 권한대행, 성일종 비대위원.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주호영에 “작당” 직격
국민의힘內 ‘영남당’ 논란 재연
국민의당 일각 “국민의힘 싫다”

대권 욕심에 주도권 다툼 심화

4·7 재·보궐선거 압승을 이끈 야권 주역들이 선거가 끝난 지 2주 만에 갈래갈래 찢어져 파열음을 내고 있다. 중앙선대위 투톱이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일명 ‘작당’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야권단일화로 승리 기반을 다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논의도 양당 이해득실 계산과 맞물리면서 동력을 잃고 있다. 해묵은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측면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누가 먼저 포섭해 야권 주도권을 확보하느냐가 달린 쟁탈전에 가깝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주 권한대행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의 상임고문 임명 여부에 대해 “별도 의결이 필요한지 (비대위 박수로) 모셔진 것인지, 본인이 사양한 것인지 더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 직후 “(김 전 위원장이) 사양을 했지만 저희가 박수를 쳤다. 정식 절차는 밟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임명 의지를 드러낸 것과는 다른 기류다. 김 전 위원장이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 “내가 나오자마자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당권 경쟁이니 통합이니 하며 시끄럽게 딴짓만 하고 있다”며 주 권한대행을 직접 겨냥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 양당이 약속했던 야권통합은 갈수록 바람이 빠지는 모양새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당원간담회를 열고 양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도 싫지만 국민의힘도 싫다는 당원이 많다”며 “당원들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내에선 아예 양당 통합 시기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는 6월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급한 불을 끄고 보니 합당이 별로 이득이 안 된다는 계산이 선 것”이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영남당’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역 기반을 등에 업은 영남권 후보를 선택할지, 전국적 지지를 얻기 위해 비영남권 후보를 선택할지의 논쟁이다. 원내대표 후보인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영남당 논란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도 (영남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셔서 투표에 임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은 “원내대표가 어느 지역 출신인지와 향후 선거 결과를 결부시키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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