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같은 기간·액수 내도
‘86세대’ 보다 수령액 33만원↓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86세대’(80년대에 대학 입학한 60년대생)와 똑같이 국민연금을 납부해도 매달 약 33만 원씩 적게 받게 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5년 동안 수령할 시 약 1억 원을 덜 받는 것. 연애·결혼·출산·취업·내 집 마련에서 세대 격차를 여실히 느낀 N포세대가 ‘연금 천장’까지 맞닥뜨린 것으로, “Z세대가 아니라 절망 세대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6세대 중심인 1965년생(A)이 Z세대로 대표되는 1995년생(B)보다 국민연금을 매달 33만 원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동일한 월급(300만 원)을 받는 1965년 1월 1일생 A와 1995년 1월 1일생 B가 각각 만 27세에 국민연금에 가입, 30년 동안 보험료를 냈다는 가정 아래 한 계산이다.

A는 만 64세가 되는 2029년 2월부터 매월 119만560원을 수급받을 수 있다. 반면 B는 A보다 1년 늦은 만 65세가 되는 2060년 2월부터 매월 85만7640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을 25년 동안 수급한다고 가정하면 65년생은 3억5717만 원, 95년생은 2억5729만 원을 받는다. 매달 월급 300만 원의 9%씩, 30년 동안 총 9720만 원의 보험료를 똑같이 내지만 수령 액수는 약 1억 원이 차이 나는 것이다. 이때 임금상승률은 0%, 물가상승률은 1%로 설정했다. 이 같은 격차는 연도별 소득대체율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소득대체율은 연금액이 개인의 생애 평균 소득 중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주는 것. 40년 가입 기준 1988∼1998년 가입자는 70%, 1999∼2007년은 60%, 2008년부터는 50%에서 매년 0.5%씩 감소해 2028년부터 40%까지 떨어진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다만 연도별 재평가율(소득을 현재 가치로 환산)을 적용하면 실제 예상연금액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금액이 증가해도 세대별로 여전히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을 공약했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지금의 대책들은 ‘땜질식 처방’일 뿐”이라며 “근본적인 개혁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