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 “초선 의원들의 용기에 경의…민주당, 패배 이유 남 탓해선 안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와 친문(친문재인) 주류 진영을 향해 처음으로 비판을 가한 것과 관련, 당 주류와 이른바 장외 강성 지지층에선 철없는 행동으로 비하하지만 비주류 쪽에선 격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1일 초선과 2030 의원들의 재보선 참패 공개 반성문에 대해 “초선 의원님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 의원님들께서 우리에게 실망한 국민들 앞에 솔직한 반성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2030 다섯 의원님들께서 별도의 성명을 통해 자칫 울림 없는 반성 멘트로 전락했을지도 모를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방향을 제대로 지적해주셨다”며 “매우 아프고 쓰라린 문제들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패배의 이유를 밖에서 찾고 남 탓으로 돌리면 속은 편할 지 몰라도 더 큰 패배가 불가피하다”며 “그런데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할 손으로 남 탓하는 손가락질을 한다면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재보선 참패 후 친문 일각에서 이른바 ‘언론 탓’을 한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또 “정당 내부의 합리적 비판이야말로 더 큰 패배와 문제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사람도 정당도 말문을 막고 귀를 닫으면 오히려 내가 고립되고 세상과 단절된다”며 “초선의원들에 이어 재선, 3선, 중진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한다”면서 중진 그룹의 호응을 주문했다.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조국 사태’ 사과를 문제 삼으며 문자 폭탄을 보내는 데 대해선 “당원 동지들, 지지자 분들에게 비난과 질책이 아닌 초선의원들 용기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한다”면서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그 정도의 반성과 의견 표출조차도 쏟아지는 문자와 댓글로 위축된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민주당의 경직성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원하던 바와 정반대의 길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역동성”이라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