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다음주 크로키닷컴 지분 인수
자회사 신설,주식 매입案 유력
카카오커머스와 시너지 극대화

네이버·쿠팡 e커머스 강자에
신세계·롯데 가세…경쟁 격화

카카오가 국내 1위 여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쿠팡 등 e커머스 강자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 오프라인 ‘유통 공룡’도 e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관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 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자회사를 신설해 기존 주주인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벤처캐피털(VC)로부터 크로키닷컴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지그재그는 플랫폼에 입점한 4000곳 이상의 업체를 활용해 이용자 취향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지난해 75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 협상에서 지그재그는 1조 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신설 자회사의 이름으로 지그재그의 이름을 딴 ‘카카오Z’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총 105개였다. 공시 이후 사업 청산 및 지분 매각으로 계열사에서 제외된 4곳과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합병한 것을 고려하면 신설 자회사는 101번째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는 카카오커머스가 지난해 매출액 5735억 원으로 가장 매출 규모가 컸지만, 카카오는 그간 커머스 분야에서 네이버와 쿠팡 등 e커머스 강자들에 밀려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커머스 플랫폼 점유율은 네이버가 18.6%, 쿠팡이 13.7%인 반면 카카오는 2.9%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그재그 인수가 최근 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기로 한 카카오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커머스는 올해 상품을 다변화하고 이용자를 확대하는 게 목표인데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다양한 여성 의류를 갖추고 있는 지그재그의 강점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커머스 시장은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쿠팡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력을 토대로 시장 장악에 나섰다. 네이버는 CJ·신세계 그룹 등과 연합전선을 형성하면서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는 중이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이날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265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5조 원 규모로 평가받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