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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돌연 무료체험 중단
‘한국 시장 안착’ 판단… 논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가 가입 시 한 달 동안 요금을 내지 않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30일 무료체험 서비스’를 7일 종료했다. 다른 국가에서도 순차적으로 이를 없애고 있어 예정된 수순(手順)이었지만, 사전 고지조차 없었던 것은 이미 한국 시장 안착에 성공해 더 이상 ‘저자세’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오전 3시 이후 더 이상 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국내 제휴 업체들에는 미리 종료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OTT가 익숙지 않던 초창기 이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무료체험 기간 동안 만족도가 높은 소비자를 유료로 전환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2019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미국에서도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국은 그리스·세르비아 등과 함께 마지막 대상국이었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론칭 후 이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시장 진입 초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공격적 프로모션이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소비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의 진행 여부는 회사 내부 방침”이라면서도 “다만 그런 결정을 내릴 때 보통 사전 고지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전격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아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 및 계정 공유 금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미국에 이어 올해 초 일본에서도 가입 요금을 높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기습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관 기준으로 볼 때 계정 공유가 가능한 대상은 가족이나 동거인이다. 하지만 거주 공간이 다른 지인이 요금을 나눠 부담하며 하나의 계정을 공유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판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말 콘텐츠 로드쇼를 열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총 7700억 원을 투자했고, 향후 5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을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허브로 삼고 K-콘텐츠를 활용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주체가 넷플릭스임을 고려할 때, 예고 없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한국 시장에 투입될 자본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