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관계자 “장비 증강 움직임”
CSIS는 “영변서 연기 포착”

북한이 평양 북쪽 순안 구역 등 다수의 기지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동향을 보이는 것을 군 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주말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대내외 과시용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31일 복수의 한·미 군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순안 등 다수의 미사일 기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증강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순안은 북한이 2017년 8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를 넘어가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로, 군 당국 또한 향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3월 말이 동계훈련 막바지와 판정검열을 앞둔 상황인 것을 고려해도 북한의 병력과 장비 움직임이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과거에 미사일이 발사됐던 장소나 새로 시설이 만들어진 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달 중순 동·서해 기지에 장비와 병력을 다수 이동시킨 후 21일과 25일 각각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평양 인근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도 위성사진을 근거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내부와 관련 화력발전소의 두 작은 건물에서 증기 또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찍혔다고 전했다. 핵 재처리 활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국 대북전문매체인 38노스는 최근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대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신형잠수함 진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외에도 다양한 도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ICBM 발사 혹은 이를 건너뛰고 SLBM 발사로 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