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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서부지검 압수수색서 확인
언론에 허위 보고서 유출 의혹
‘靑 기획사정’ 규명 수사력 집중
‘장자연 사건’ 등도 전수 조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김학의 사건)에 대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해온 검찰이 조사단의 면담보고서가 왜곡됐다는 의혹을 입증할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검찰개혁 여론 조성 등을 위해 일부 언론에 면담보고서 내용이 흘러간 사실에 주목,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 규명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대검과 서울서부지검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에서 조사단의 윤중천 씨 면담보고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그동안은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총 6차례 걸쳐 진행된 진상조사단의 윤 씨 면담의 경우 윤 씨 요청 등으로 녹취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녹취 파일 및 면담보고서 비교·분석을 통해 윤 씨의 발언이 면담보고서 형태로 기록되는 과정에서 ‘기획 사정’ 등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오염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사팀이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소환 조사를 진행·통보한 것도 기획 사정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3년 전 김학의 사건 언론 보도 외에도 ‘장자연 사건’ 관련 단독 기사들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사의 ‘취재원 및 전파 경로’를 역추적해 역시 사실 왜곡 및 기획 사정 시도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사 대부분 검찰의 부실 수사와 제 식구 감싸기 근거로 활용돼 검찰개혁 여론 형성의 동력이 됐다. 검찰은 ‘재심’ 전문 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 등 진상조사단 단원들을 불러 해당 언론 보도 경위 등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 안팎에선 애초 대검의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 추천 명단에도 없다가 들어온 이규원 검사를 ‘연결고리’로 청와대가 기획 사정을 지휘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 검사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 진상조사단이 윤 씨를 면담 조사하는 대부분 날마다 이 검사와 이 비서관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가 전날 김학의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하기로 한 것을 두고 “검찰의 윗선 수사에 제동을 걸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공익신고자는 지난 1월 15일 권익위에 “(김학의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위해 공수처가 아닌 검찰이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공익신고자는 공수처가 김학의 사건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서 상당 부분 또 전방위로 진행된 윗선 수사가 공수처로 뭉개질 수 있는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