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비 위치 지시하는 수베로 감독[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긴 한화 이글스가 2021시즌 전초전에서 희망의 불꽃을 피웠다.

한화는 30일 끝난 2021 프로야구 KBO 시범경기에서 6승 1패(승률 0.857)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치고, 올해에도 ‘유력한 꼴찌 후보’로 지목된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과감한 실험을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선수들을 격려했고, 한화 선수들은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중 여러 차례 실패는 있었지만, 결국 승리하는 날이 더 많았다.

특히 수베로 감독은 유격수 하주석이 2루를 넘어 1, 2루 사이에 서는 등 극단적인 시프트(변형 수비)를 펼치며 상대 타선을 압박했다.

수베로 감독의 시프트는 ‘볼거리’를 넘어 2021년 한국프로야구에 새로운 화두도 던졌다.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팀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역할까지 맡은 한화 외국인 선수 3명은 시범경기부터 ‘리더’ 역할을 했다.

타자 라이언 힐리는 더그아웃에서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했고, 타석에서도 19타수 5안타(타율 0.263), 1홈런, 7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타점 부문은 이번 시범경기 1위였다.

좌완 라이언 카펜터는 2경기에서 8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16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2경기만 등판하고 방출당한 우완 닉 킹험도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지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다.

김태균이 후계자로 지목한 노시환은 19타수 7안타(타율 0.368), 2홈런의 맹타로 한화 팬을 설레게 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추신수(SSG 랜더스)였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0년까지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천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린 ‘슈퍼스타’의 KBO리그 입성은 연일 화제를 모았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18타수 5안타(타율 0.278), 4볼넷, 4타점, 출루율 0.409를 찍으며 예열을 마쳤다.

하지만, 기록만 보면 가장 돋보인 타자는 강백호였다.

강백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16타수 10안타(타율 0.625), 2홈런, 6타점, 5볼넷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강백호는 타율과 출루율(0.714), 장타율(1.125) 1위를 독식했다.

KIA 타이거즈 신인 이의리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삼진 10개를 잡았다. 탈삼진 부문 전체 공동 3위, 토종 투수 중에는 1위였다.

2020년 한국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범경기를 취소하고, 연습 경기로 대체한 뒤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늦은 5월 5일에 정규시즌을 개막했다.

올해는 KBO와 각 구단이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하며 무난하게 시범경기를 마쳤다.

2019년 시범경기와 2021년 시범경기 사이에 기록상 큰 차이는 없다.

전체 평균자책점이 3.61에서 4.53으로 1점 가까이 높아진 게,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추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열고, 외국인 투수들이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하는 등 코로나19가 투수들에게 더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할 수 있다.

사실 가장 큰 변화는 관중이다.

2019년 시범경기에는 평균 3천37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규시즌 개막전에는 수도권(잠실, 인천, 수원, 고척)은 관람석의 10%, 비수도권(부산, 대구, 창원, 광주, 대전)은 30% 관중이 입장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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