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최근 강원 홍천군의 한 산불 현장에 투입돼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K-산불방지대책’ 시행

동해안 감시망 플랫폼 4곳 구축
2만여 진화인력 취약지역 배치

판단 정확·신속 대응·안전 진화
행정력 총동원해 3大 목표 실현

기후변화 탓 산불 급증 추세
내달 18일까지 특별대책기간

산림청이 봄철 대형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K-산불방지대책’ 시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D 예측시스템, 산림드론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총동원해 봄철 산불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30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620건의 산불로 2920㏊의 산림이 소실됐다. 최근 10년 평균 대비 건수는 31%, 면적은 161% 늘었다. 기후변화와 산림자원량 증가로 피해면적 100㏊ 이상의 대형산불 위험성은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 2∼5월 평균 강수량은 292㎜였지만, 지난해는 231㎜에 불과했다. 강수일수도 33일에서 29일로 줄었다. 봄철 날씨가 갈수록 메말라가다 보니 작은 불씨도 삽시간에 큰 산불로 번지기 마련이다.

특히 강원 동해안은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 비율이 높은 산림 구조인 데다 ‘양간지풍’이라고 불리는 동해안의 계절풍 영향으로 최근 20년 동안 발생한 대형산불 39건 가운데 51%(20건)가 이 지역에 집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산불 시즌에 대규모 보궐선거가 진행되면서 재해에 대한 경각심과 대응 태세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지 크게보기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산림헬기로 현장에 투입되는 레펠훈련을 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산불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기술이 접목된 ‘K-산불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정확한 판단, 신속한 대응, 안전한 진화’라는 3대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 축적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첨단장비를 확충하고, 과학적으로 산불을 예측할 수 있는 고도화된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지 평면형(2D)으로 운영하던 산불확산예측 시스템은 올해부터 산악지형이 그대로 구현되는 입체형(3D)으로 전환됐다. 민가, 철탑, 문화재 등 보호 대상 시설과 산악지형을 실제와 동일한 입체형으로 구현해 더 정밀한 산불 진화를 돕는다. 동해안을 중심으로 반경 5㎞ 내 산림에 연기·불꽃·동작 등 감지 센서, 지능형 CCTV 등 감시망을 구축하고 이를 LTE 광대역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산불방지 ICT 플랫폼 4곳을 새로 만든다. 또한 산림드론, 스마트 앱 등을 활용해 산불 초기 대응역량을 강화했다.

가장 강력한 진화 수단인 산림헬기 47대와 자치단체 등 유관 기관 헬기 120대의 진화역량을 높이고 안전사고 제로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 435명,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만110명, 산불감시원 1만561명 등 2만1000여 명의 지상 진화인력을 전국 취약지역에 배치 완료했다.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 발생하는 소각산불 추방을 위해 전국 2만2000여 개 농·산촌 마을로부터 소각 자제 서약을 받았다. 특히 산불에 취약한 휴전선 부근 군 사격장, 국립공원 지역을 특별 관리 중이다.

산불에 강한 산림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산불 확산 지연효과가 큰 수종으로 내화 수림대 351㏊를 조성하고 있다. 진화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며 방화선 역할을 하는 산불방지임도 100㎞를 추가 신설한다. 산촌 주민의 안전을 위해 매년 산불 안전 공간을 20곳씩 조성하며 문화재, 국가기간시설 등 주요 시설 주변에 살수 기능이 있는 수막시설(스프링클러 방식)도 매년 20곳씩 설치한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