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5.9%” 조사 착수
“수익 안나는데 웬 담합”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할부 수수료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수익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는데 담합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양측 간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2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단말기 할부 수수료 담합 의혹과 관련해 이달 초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통신 3사는 현재 단말기 할부 금리를 연 5.9%로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담합이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정부 당국을 상대로 “기준금리가 (2009년) 당시 3.25%에서 0.5%까지 하락했는데 어떻게 이것(단말기 할부금리)이 유지되는지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조사해 할부금리 인하 등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말기 할부 수수료는 SK텔레콤이 2009년 연 5.9% 이자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후 LG유플러스가 2012년부터 같은 이자를 적용했고, KT는 2012년 연 5.7%에서 2015년 연 6.1%로 올렸다가 2017년 연 5.9%로 조정했다. 이후 현재까지 수수료율은 통신 3사 모두 연 5.9%로 같다. 할부 수수료는 보증보험료(통신사가 할부금을 떼일 때를 대비해 드는 보험료)와 자본조달 비용(자본 조달 시 발생하는 금융 이자), 단말 할부 관리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할부로 휴대전화를 팔기 위해서는 먼저 각 통신사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사와야 한다”며 “이때 회사채 등을 발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본조달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단말기를 무담보 할부로 제공하기 때문에 보험료와 관비비용 등 다른 비용이 추가되며 결국 다 합치면 할부 수수료보다 비용이 더 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담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3사가 경쟁 관계에 있다 보니 누구는 높게 책정하고 누구는 낮게 책정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경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슷하게 맞춰진 것이지 담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