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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제식구 감싸기’ 평가 논란

부실·비위 의혹 휩싸인 경찰서
최우수 평가 받아 뒷말 무성
양천署, 유일하게 2단계 상승
野 “친문인사 방탄 실적순이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자 폭행 사건을 ‘못 본 척’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가 일선 경찰서 성과평가에서 가장 높은 ‘S’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건을 부실 수사해 ‘골든 타임’을 놓치게 한 양천경찰서도 상위 등급을 받으면서 경찰 조직 내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성과평가 등급에 따르면, 지난해 서초서를 비롯한 강남·광진·영등포·구로·송파 등 경찰서 6곳은 최고 점수인 S(상위 20%)에 선정됐다. 뒤이어 양천서와 강서서 등 13곳이 A 등급이었고, 방배·종암·관악 등 경찰서는 최하 등급인 C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평가 지표인 치안종합성과(70%)와 고객만족도(20%), 인권향상평가(10%) 등을 종합점수로 환산해 S∼C 등급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평가가 직원들의 상여금 지급액 산정에 직결되기 때문에 경찰관들은 성과평가를 놓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잇따른 부실수사와 경찰관 비위 의혹에 휩싸인 경찰서가 최우수 등급을 차지하면서 평가 체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전 연도(2019년) A 등급에서 S 등급으로 상승한 서초서는 지난해 11월 이용구 차관의 택시 운전자 폭행 사건을 수사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운전자폭행) 혐의가 아닌 단순 폭행으로 내사 종결해 부실 수사 비판이 일파만파 확산 됐다. 사건 담당 경찰관은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에 대해서도 “못 본 거로 하겠다”고 피해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져,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폭행 사건은 검찰에서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폭행과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담당한 양천서가 관내에서 유일하게 직전 연도에 비해 두 단계나 평가가 상승한 것을 놓고도 여러 뒷말이 나온다. 당시 양천서에선 정인이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아동학대 신고를 3차례 받았지만, 모두 내사 종결해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후 감찰을 통해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 5명은 정직 3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각종 부실수사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평가는 청와대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 대한 방탄 실적 순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나눠먹기식의 평가 결과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