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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

‘목표 제시안할 듯’ 예상 뒤집어
신규 일자리 목표는 1100만명

‘홍콩 선거제’ 개편도 강행
홍콩행정장관 선거인단 117석
친중파에 넘길 방안 등 검토

올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와 달리 6% 이상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지난해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달성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높은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도 중국 공산당 당 대회에서 공식화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동 걸기에 나선 측면도 있다.

5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 이상으로 공식 제시했다. 당초 개막 전까지는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10%로 정한 데다 국제 경제기관들이 올해 중국 성장률을 7~8%로 예상함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 제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 총리는 “경제 운용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할 것”이라며 “거시경제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어 “힘들었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은 시종 인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겼고 시 주석의 지휘로 방역 성과를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지난해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코로나19 극복 성공과 탈빈곤 작업 승리에 나선 데 이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 목표를 내놓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전인대는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에 이어 올해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도 개편을 강행하기로 했다.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愛國者治港)’는 명분을 내세워 그동안 홍콩 보안법으로 탄압해오던 홍콩 범민주진영에 대해 정치 활동을 사실상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4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난 일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와 ‘애국자 홍콩 통치’ 원칙의 완전한 이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시대에 맞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콩 선거법 개정 내용은 무엇보다 홍콩 최고 통치자인 행정장관 선출에서 범민주진영의 발언권을 배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4월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 1200명 중 2019년 야당의 구의원선거 압승으로 사실상 확보한 구의원 몫(117석)을 빼앗아 친중파에 넘기는 방안이 주요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