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비후보간‘재건축’ 공방전
강남 재건축시장 연일 신고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본격화함에 따라 여야 예비후보들의 부동산 공약들도 갈수록 구체적인 모양을 드러내고 있다. 각 예비후보는 부동산 분야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란 판단에 차별화된 공약을 너도나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부동산 공약의 남발이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부동산 대전의 첫 신호탄을 쏜 것은 여당 예비후보들이다.

박영선 예비후보는 민간이 참여하는 강남 지역의 재건축 허용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 ‘평(3.3㎡)당 1000만 원의 반값아파트 토지임대부 방식 공공분양’ 정책 등의 공약도 공개했지만,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야당 예비후보들의 경우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일찌감치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했었는데 여당 후보로선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15일 지상파를 통해 방송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TV토론에서 경쟁자인 우상호 예비후보는 박 후보를 직접 겨냥해 날 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에 대해서도 “강남발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공격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서 여당 후보의 ‘강남 재건축 허용 가능’ 발언은 ‘첫 신호탄’에 해당할 뿐, 이후 부동산 관련 공약들은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공약 남발이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이미 강남 재건축 시장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은 정부 입장에선 후보들의 공약 남발이 반가울 리 없다. 정부 관계자는 “공약들에 대해 일일이 정부가 대응할 순 없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정책은 지자체장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당선 이후 정책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유권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