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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최종 우승 이승윤

문자·온라인 투표 합계서 역전
준우승엔 정홍일·3위는 이무진

“방구석서 혼자 음악 깨작댄 나
방문 열고 나오는 일 힘들었어
나를 알려준 소개팅 같았어요”

“‘싱어게인’은 저를 알린 소개팅 같았어요.”

‘싱어게인’에서 최종 우승자가 된 이승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으로 세상과 다시 소통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무명 가수’와 ‘30호’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롯이 ‘이승윤’이라는 이름 석 자로 노래 부르게 된 순간이다.

이승윤은 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오디션 예능 ‘싱어게인’(연출 김학민) 결승전 무대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심사위원 점수에서 778점을 받아 정홍일에게 1점 뒤졌으나 실시간 문자투표(50%), 온라인 사전투표(10%) 합계에서 앞섰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선비메탈’ 로커 정홍일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개성적인 음색으로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이무진이 톱 3에 올랐다. 이어 이소정·이정권·요아리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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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된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합니다”라고 연신 반복하다 “(시청자들이)예상치도 못할 만큼 되게 많은 마음을 보내주셨다. 그게 저에게 닿았다. 이를 ‘제 노래가 닿았다’는 말로 해석했다”며 “방송을 보니 제가 멋있는 말을 하려고 하더라. 오늘은 가볍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겠다. 좋은 음악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은 빼어난 가창력 외에도 남다른 선곡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결승 무대에서 선택한 노래는 이적의 ‘물’이었다. 이승윤은 “‘물 좀 주세요, 목이 말라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물을 노래나 꿈으로 대체해서 이 무대를 시원하게 마셔주시면 좋겠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가수 박진영의 ‘허니’를 경연곡으로 처음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기타 반주에 맞춰 편곡한 ‘허니’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44만 건(9일 오전 8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후 ‘연극 속에서’ ‘치티치티 뱅뱅’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소우주’ 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심사위원 유희열이 질투한 뮤지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빼어난 가창력과 연주 실력, 훈훈한 외모, 겸손한 자세 등 3박자를 갖춘 이승윤은 방송 초반부터 ‘우승 후보’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승전에서 그가 심사위원 점수는 뒤졌으나 문자투표에서 역전승을 거둘 기반을 닦아놓은 셈이다.

결승 무대에 앞서 그는 “저는 방구석에서 혼자 깨작대는 음악을 하던 사람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방문을 열고 나가는 일이었는데 ‘싱어게인’에 나간 것도 그런 일환”이었다며 “나에게 ‘싱어게인’은 소개팅이다. ‘싱어게인’이 저를 많은 시청자분께 소개해주셨고, 이제 처음 만났는데 서로 연락하며 알아가도록 하자”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이승윤은 지난 2016년 앨범 ‘무얼 훔치지’로 데뷔했다. 이후 ‘새벽이 빌려준 마음’ ‘1995년 여름’ ‘영웅수집가’ 등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인디밴드 알라리깡숑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가 한국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 교회 이재철 전 담임목사의 아들이자, 유명 유튜버 이승국의 동생이라는 가족 관계도 화제를 모았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