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태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초유의 판사 탄핵안 오후 처리
검찰 이어 법원 길들이기 논란

언론 관련법안 이달 처리 공언
표현의 자유 침해 - 위헌 소지

홍남기 재난지원금 이견 표명에
합리적 토론 없이 “물러나라”

전문가 “견제·균형 法가치 훼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사유가 불충분하고 논의도 부족한 초유의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처리에 나서고, 언론에 재갈을 물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큰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이어 국가 곳간을 지키는 당연한 의무를 수행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사법과 행정, 경제의 정치화’ 시도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가치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이 헌법 위에 서려 한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헌법을 위반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표결로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안 표결이 진행된다. 민주당은 탄핵안의 정당성을 강조하나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유죄를 받자 “의심의 정황으로 유죄 판결을 한 거다. 사법통제 임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결국 사법부를 겁박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판사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지지세력의 요구에 따라 탄핵을 하는 흐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윤 총장 찍어내기에 나선 바 있는데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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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에 대한 공격 역시 여당의 뜻에 따르라는 강요로 해석된다. 여당과 다른 의견은 용납할 수 없다는 행태다. ‘가짜뉴스’ 문제 해결을 내세운 언론 관련 입법 추진도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야당과 전문가의 비판이 이어진다. 공매도 금지 연장은 개인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을 강조했으나, 4월 재·보궐선거를 고려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합리적 토론과 타협은 설 자리를 잃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개혁’ 법안 추진과 관련해 “자꾸 여야가 같은 의견이 된다는 걸 합의로 보는데, 의견이 달라도 다수 결정에 의해 국회 전체 의견으로 되면 그게 합의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이 180석가량을 차지한 국회 상황에서 여당 뜻대로 해도 된다는 논리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당이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