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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설립 20주년… 캐서린 마허 CEO 단독 화상 인터뷰

“코로나 표제항 7000개 생기고
150개국 언어로 번역 정보제공
사람에 대한 믿음때문에 이 일 해

여성·소수인종 등 다양성 확대
‘지식의 평등’ 추구가 우리 목표”

“SNS가 의견을 개진하는 플랫폼이라면 위키피디아는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입니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시대에도 위키피디아에선 집단지성이 발현됐습니다.”

지난 15일 설립 20주년을 맞은 ‘누구나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는 개방형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캐서린 마허(37·사진) CEO는 25일 문화일보와의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위키피디아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허위 정보를 수정했고 백신 정보를 제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허 CEO는 “위키피디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해 방역에 기여했다”며 이를 ‘집단지성의 힘’이라고 명명했다. 또 “코로나19와 관련된 표제항 7000여 개가 생기고 150개국 언어로 번역돼 제공된 점도, 허위 정보가 없는지 실시간 대응이 이뤄진 점도 모두 이용자 개개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마허 CEO는 최근 SNS가 가짜뉴스와 음모론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해 위키피디아에 유사 문제가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위키피디아는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기사나 학술 논문 등을 참고하기 때문에 폭력이나 테러를 부추기는 글이 등장한 적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SNS가 의견을 개진하는 플랫폼이라면 위키피디아는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이라며 “틀린 정보가 수정되거나 삭제되는 이유도 사실 관계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비판이나 문제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의 또 다른 특징은 유료 서비스나 기업의 광고 없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마허 CEO는 “이용자들의 기부와 후원에 의존하는 비상업적 사업 모델이 오히려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며 “이는 위키피디아의 강점이 됐다. 단기적으로 매출을 증진하고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인류 전체가 누리는 이익이 무엇인지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위키미디어 재단에서 일하게 된 개인적 계기를 묻자 마허 CEO는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양극화 등 전 세계인이 동시에 직면하는 문제에 이미 위키피디아 이용자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한편 위키피디아의 표제항들이 여성이나 소수 인종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마허 CEO는 “위키피디아의 항목들은 전 세계의 인구를 완벽하게 대변하지 않는다”며 동의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이유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소수자들이 배제됐고 이러한 현실이 백과사전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허 CEO는 향후 20년 위키피디아의 목표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확대하고 그동안 배제됐던 이들을 위해 지식의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바일 너머의 기술 발전에 발맞춰 따라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