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새로운 대통령의 하루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 뒤 부인 질 여사와 입맞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달라진 ‘취임식 풍경’

의회의사당서 11분 이른 선서
軍 사열 받은뒤 국립묘지 참배
차단벽 너머 직접 수차례 인사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은 미사와 취임식, 국립묘지 참배 등의 행사에서 통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행사가 대거 취소되거나 간략하게 진행됐지만, 그는 사람들과 만나가며 역동적인 미국을 되살리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는 이날 아침 8시 45분 백악관 인근의 세인트매슈스대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렸다. 개신교도였던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인근의 세인트존스교회에서 예배를 봤지만, 가톨릭교도인 바이든 대통령은 성당을 찾았다. 이날 미사에는 여야 지도부가 동참해 향후 분열과 대립을 끝내고 화합을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미사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의 국가 선창 등으로 시작된 취임식은 코로나19로 참석자가 대폭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보다 다소 이른 11시 49분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1893년부터 바이든 가문에 내려왔다는 이 성경은 1973년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취임 선서를 할 때나 부통령 취임,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사용됐다. 성경에는 이들의 취임 일자가 모두 적혀 있다. 다만 선서를 마쳤어도 취임 시점을 규정한 미국 헌법상 바이든 대통령은 11분 뒤인 정오부터 대통령 신분을 얻었다. 선서와 취임 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가 됐음을 확인하는 군 사열을 간략하게 진행한 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참배에는 버락 오바마·조지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묘지 참배 후 다시 의회로 돌아와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문서에 서명한 뒤 백악관으로 향했다. 기존의 대통령들은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주로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컨스티튜션 애비뉴를 이용해 15번가까지 와서 간단한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에 있는 델라웨어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온 하워드대 악대 등이 앞장서며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탄 차량엔 46대 대통령임을 기념하기 위해 ‘46’이라고 적힌 번호판이 달렸다. 행렬은 오후 3시 45분쯤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 앞에서 멈춰 섰고, 얼마 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가족이 나와 백악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엄격한 출입통제 속에 거리에는 퍼레이드를 반기는 인파는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여러 차례 손을 흔들며 TV로 취임식을 보고 있을 국민에게 인사했고, 간간이 차단벽 너머의 취재진과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 등 일부 당국자들에게 뛰어가 직접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백악관에 들어가기 직전엔 NBC의 마이크 메멀리 기자가 입성 소감을 묻자 “집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답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3시 49분쯤 백악관에 입성했다.

박준우·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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