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500명 설문조사
李, 4주동안 일반 접견 못해
삼성 경영공백… 차질 불가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것에 대해 국민 절반가량은 처벌이 ‘과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부회장에 대한 4주간 접견 금지 조치로 삼성이 ‘경영 공백’ 상태에 빠져든 가운데, 전문가들은 총수의 장기 부재가 미래 투자에 대한 실기(失期)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기업인 삼성조차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자의 46.0%는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이 ‘과하다’는 응답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가볍다’는 응답은 과하다는 응답의 절반 수준인 24.9%를 기록했다. ‘적당하다’는 응답은 21.7%였고, ‘잘 모르겠다’는 7.5%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와 중도성향에서 ‘과하다’는 답변이 각각 65.6%, 49.1%로 높았다. 반면 진보 성향에서는 ‘가볍다’가 40.6%로 가장 높았고, ‘과하다’는 22.1%, ‘적당하다’는 31.6%로 집계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설문 결과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의 총수를 옥죄는 것이 과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총수 공백 장기화로 삼성이 타격을 입으면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에서는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이 부회장에 대한 접견이 4주간 전면 금지되면서 경영 공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이 부회장은 방역을 위해 4주간 서울구치소 독거실에서 격리되는데 이 기간 동안 변호인을 제외한 일반 접견은 불허된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주춤한 모습이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과 달리, 삼성이 추진한 1조 원대 이상 대규모 M&A는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기 직전인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이 유일하다. 반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과 경쟁 중인 대만의 TSMC는 최근 사상 최대인 30조 원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장병철·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