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징계없이 ‘주의’ 공문만 내려
피소정황 유출 등에도 논평 없어

최근 법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고 판단했지만 서울시가 여전히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피해 여직원의 호소에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피해 여직원의 도움 요청을 묵인·방조하거나 2차 가해로 대응한 직원들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은 데다 시 안팎의 지속적인 2차 가해에 대해서도 무대응하는 등 피해자 보호조치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가 피해 여직원 A 씨에 대한 2차 가해 방지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내부에 5차례 주의 공문만 내리는 수준의 대응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직원들에게 지난해 7월 13일, 8월 20일, 8월 21일(업무공지 게시판), 9월 22일, 12월 28일 등 5차례 주의 공문을 내렸을 뿐 시 안팎의 2차 가해 행위에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실제 시는 박 전 시장 측에게 피소 정황을 유출하고 A 씨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경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은 뒤 “고소인 측의 4년 성폭력 주장의 진실성이 의심된다”고 한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 이른바 과거 ‘6층 사람들’(비서실 등 정무직 공무원)의 연이은 2차 가해 발언과 “(A 씨가 누군지 찾아서) 같은 여자로서 참교육시켜줄 것”이라고 한 친여성향 네티즌의 위협 등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들은 “공격받는 직원을 지켜주기는커녕 현재까지 사건을 은폐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