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 건설허가 만료땐
경남업체 270여곳 부도 내몰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추진으로 원전 산업 붕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내달 신한울 3·4호기의 건설허가 기간이 만료돼 건설이 중단될 경우 7900억 원에 달하는 매몰비용과 더불어 경남지역 270여 개에 달하는 원전 협력 중소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14일 원전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월 26일 신한울 3·4호기의 건설허가 만료를 앞두고 경남지역 원전 관련 제조업체들은 초긴장 상태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선언한 후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에너지기본계획 등에서 원전의 신규 건설이 백지화되며 부품 납품이 끊어진 업체들은 신고리 5·6호기와 더불어 남은 일감인 신한울 3·4호기의 건설허가 연장에 목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 업체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이후 신규 건설 자체가 백지화돼 납품할 곳이 없다”며 “중소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갈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 부품을 제작 완료했지만 납품할 수 없는 상황에다 4927억 원을 투입한 상태다. 건설이 중단될 경우 이 비용이 모두 날아갈 수밖에 없다. 탈원전 이후 경영난을 겪은 두산중공업은 3조6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는 처지가 됐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최종 취소될 경우 두산중공업 원전부문의 공장 가동률은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고, 협력사의 매출액도 1500억 원가량 감소한다.

한편 원전업계에서는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이 연장되지 않고 취소 처리될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이 매입한 원전부지 처리문제 등을 포함, 총 4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수진·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