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교수 ‘싸가지 없는 정치’
“文, 협치의 모범”비꼬기도

“이제 60대 중반에 이르렀지만, 25년 전의 나, 39세 젊음의 열정을 다시 소환해 ‘정말 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나름 비장한 각오로 이 책을 썼다.”

‘안티 조선 운동’을 이끄는 등 오랫동안 진보 논객으로 활동해 온 강준만(64)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오는 24일 출간되는 책 ‘싸가지 없는 정치 :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인물과사상사)의 머리말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수 집권기인 1995년 ‘김대중 죽이기’(개마고원)를 썼던 것처럼, 정파적 이해를 떠나 나라를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에 나섰음을 강조했다.

진영을 떠나 진보 논객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서민 단국대 교수, 김경율 회계사, 권경애 변호사, 강양구 과학전문기자 등이 지난 8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를 출간하며 문재인 정부에 공개적으로 포문을 연 데 이어 홍세화(73) 전 진보신당 대표와 강 교수 등도 잇달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독선과 오만에 빠져 ‘싸가지 없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적폐 청산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정권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 즉 선택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최근 야당의 반대 속에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에 대해 “‘다수결의 독재’의 진면목을 보여준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치의 모범사례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언론사 칼럼과 인터뷰를 통해 문 대통령을 ‘착한 임금님’에 비유하며 “불편함을 외면하면서 대통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86세대 운동권’에 대해서는 “민주 건달”이라고 평가했다.

원로 진보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월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에서 한 특강에서 “더불어민주당 내부 구조를 보면 당내 민주주의가 없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도 ‘나는 5·18을 왜곡한다’는 제목의 시를 공개하고 “나를 처벌해 달라” “법으로 지키려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5·18을 살리는 길”이라고 ‘5·18역사왜곡 처벌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