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임대주택 문제점’ 분석

내부 좁고 부정적 인식에 기피
내집 통한 재산증식 욕구 무시

정부가 정책실패로 발생한 주택문제를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해결하려는 것에 대해 시장과 전문가들의 비난이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공공임대 단지 역시 전세난 심화에도 공실이 발생하는 곳이었다. 정부가 임대주택이 가진 근본적인 취약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이 마구 공급만 계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은 환경에 거주하고 싶고, 재산을 늘리고픈 기본적인 욕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16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기본적으로 ‘수요자 중심’이 아니다. 가구 수를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정해진 기간 내 공급하는 게 지금까지의 임대주택 정책의 전부였다. 정부는 지난 전세대책에서 공실이 발생한 민간주택을 매입해 전세를 놓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임대주택이 공실이 나고 있는데도 수요자들이 찾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했다. 집 내부가 좁고 부실할 뿐만 아니라 여러 보이지 않는 요인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임대주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공공임대주택의 모범 사례로 꼽으며 방문한 단지도 공실률이 25%에 이른다. 교통, 학군은 물론 단지 커뮤니티 활성화 여부, 녹지수용 등 갖가지 이유가 아파트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8·4 공급대책 당시 마포 상암과 경기 과천지역에선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대해 여당 소속 지역구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발 벗고 반대에 나섰다. 공공임대주택이 많으면 주변 집값이 떨어진다는 주민들의 요구 때문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정적인데, 공공임대를 늘린다고 사람들이 가서 살 리가 만무하다. 일부 임대주택에서는 비현실적인 임대료 책정으로 인해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욕구’까지 무시하고 있다. 주택은 자산형성의 주요 수단이고 이 때문에 서민들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 한다. 주택 소유에서 나오는 경제적 이득을 부인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수요자들의 니즈를 무시하는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전문가는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하되, 민간의 공급을 늘려 수요자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