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 “마음만 받겠다” 법무부의 검찰총장 2차 징계위원회가 열린 15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근길에 관용차에서 내려 대검찰청 정문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라.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 짝찌TV 유튜브 화면 캡처

“날도 추운데 마음만 받겠다”
징계위 정직결정 염두에 뒀나

법조계 “尹 퇴임뒤 봉사발언
징계사유 정치중립손상 아냐”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출근길에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 모여 윤 총장 지지시위를 하고 있던 시민들에게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여기 나오시지 마시라.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이 출근길 차에서 내려 시민들에게 말을 건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이날 속개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정직 등 중징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윤 총장이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을 두고 윤 총장이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그동안 평소 지하주차장으로 출·퇴근하는 등 말을 아껴왔다.

이날 오전 9시쯤 대검으로 출근한 윤 총장은 평소처럼 관용차량을 타고 출근하다가 대검 정문 앞에서 멈추고 차량에서 내렸다. 당시 대검 정문 앞에는 윤 총장을 지지하는 1인 유튜버와 반대로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윤 총장 반대 시위자 10여 명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윤 총장은 이들을 향해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라”며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된다.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총장의 주변에 모인 유튜버 등은 “윤석열 총장님 파이팅” 등을 외쳤다. 윤 총장 측 관계자는 “지지·반대 집회를 여는 시민들이 모두 강추위에 고생하는 것 같아 윤 총장이 직접 당부를 전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 총장은 이날 2차 징계위 심의에 출석하지 않고 평소대로 업무에 임한다. 지난 10일 첫 번째 심의에도 윤 총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대검에서 직접 업무를 챙기면서 심의 결과가 나오면 전달받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법무부로 출근하지 않고 곧바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향했다.

한편,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두고 문제가 없다는 법조계 시각도 나온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10월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는 발언을 문제 삼고 징계를 청구했지만 1997년 7월 헌법재판소는 검찰총장이 퇴임 뒤 2년간 공직에 임명되거나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출마금지가 아닌 장관이 개별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총장의 임기가 보장될 때 효과적이란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희권·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