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정부와 여당의 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노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경제는 치명적인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해졌다. 법 개정으로 근로자들에게 꽃길을 놓았을 것 같겠지만, 근로자들은 일자리도 없이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지옥에 이르게 된다. 시장경제에 대한 무지로 뭉친 다수가 통과시킨 노조 3법 개정안에는 과연 무슨 문제가 있는가.

공무원은 법에 의해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다. 공무원의 신분은 법에 의해 보장된다. 다른 사적인 노사관계와는 다른 형태의 고용관계를 가진 특수 신분이다. 그 때문에 노동조합 결성 자유가 일부 제한됐다. 노조는 국민을 위한 결사체가 아니라 사익을 추구하는 결사체에 불과하다. 상급자 공무원들이 공무원 노조의 사익추구 행위를 견제할 아무런 유인을 갖지 못한다. 공무원의 집단적 사익추구 행위로 국민만 손해를 본다.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무원에 대한 성과평가를 강화하고 해임을 쉽게 하도록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법적 보완도 없이 위법행위로 처벌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규정한다든지 복직시켜선 안 된다. 이번 개정으로 국민은 무법천지에서 공무원의 사익추구 행위를 지켜만 봐야 할 것이다.

교원들은 일반적 근로자와 다른 대우를 받았다. 교육권 보호 명분으로 교원에 대한 성과평가도 제한적으로 실시됐고 고용과 신분이 보장됐다. 연금에서도 국가 지원을 받는다. 이번 법 개정으로 교원의 사익추구 행위가 제한받지 않는 만큼 다른 나라들처럼 교원에 대한 신분보호 제도도 폐지돼야 한다.

노조 구성원을 제한하는 법을 없앴다면 이와 상응한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 기업의 발전과 자신의 미래가 관련 없는 사람들은 기회주의적 행동만을 일삼기 마련이다. 근로자는 약자이고 기업은 강자라는 논리는 시장의 힘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이분법적 사고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무기 대등의 원칙을 지키고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면서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협의가 촉진돼야 한다. 해고된 제3자가 기업 발전을 위해 일할 유인을 가질 수 없다. 기업이 파괴되든 말든 파업과 같은 강력한 투쟁을 선호하게 된다. 더욱이 사익추구의 결사체에 불과한 노조원에게 기업이 임금을 지급하거나 사내의 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것은 재산권의 침해다. 사적 계약에 개입해서 일방의 사익추구 행위를 위해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제약하는 법률은 헌법상 근거도 없다.

노조 3법 개정으로 대한민국 파괴를 위한 정치적 과제는 실현됐다.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기업과 원한을 가졌거나 정치적 입지 강화를 도모하는 제3자가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을 파괴할 것이다. 파업 전문 인력들이 각 기업에서 노조를 장악하고 정치를 위해 근로자가 동원된다. 파업의 일상화로 기업은 생존을 위협받고, 노조의 정치적 입지는 굳어진다. 공무원 노조와 공공부문 노조를 중심으로 공적 지배구조는 무너지고 정책은 왜곡된다. 편향적 이념교육으로 자유민주주의는 부정되고, 수월성 교육은 사라진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일자리는 모자라고, 임금도 오르기 힘들다. 강력한 노조를 만드는 꿈은 실현됐어도 근로자들의 소박한 희망은 사라졌다. 근로자들의 지옥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