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文·丁·秋, 영상 국무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왼쪽 사진). 정세균(오른쪽 사진 왼쪽) 국무총리와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낙중 기자

‘감찰·징계 명분없다’ 비판받자
與, 秋와 동반사퇴론 꼼수 꺼내
민주 일각 ‘秋 거칠다’ 책임론도

丁총리-秋,국무회의前 10분독대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여권의 ‘적반하장’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 총장에 대한 감찰과 직무정지, 징계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절차가 위법하다며 검찰 조직이 사상 최대 규모로 집단 반발하는 검란 사태가 발생하자, 국정 혼란의 책임까지 뒤집어씌워 자진 사퇴론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야권과 전문가들은 “분란을 일으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을 윤 총장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여권에서 윤 총장을 향해 정치를 하려면 사퇴하고 하라고 주장하는데 정작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는 윤 총장이 아니라 추 장관이 만든 것”이라며 “윤 총장에게 책임을 씌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전날(30일) 여권에서 나온 동반사퇴론에 대해서도 “동반사퇴란 정치적 해결은 법의 지배와 법 집행 중립성의 충돌”이라며 “검찰의 중립은 그런 타협의 결과로 움직여질 게 아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전 검찰 구성원이 윤 총장의 직무정지 조치에 반발하는 검란 사태를 ‘집단의 이익을 받드는’ 이기주의 행태로 몰아세우고,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임명한 윤 총장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불법 사찰 행위가 명백함에도 검찰총장을 비호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검사들의 행태는 특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 이기주의”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 장관이 해임 징계를 결정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 플랜A라면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선(先 )총장 사퇴, 후(後)법무장관 사퇴’라는 ‘물귀신작전’의 플랜B로 사퇴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은 정국 혼란을 수습한다는 정치적 명분까지 동원하고 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채 전 총장 때는 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유가 없어 더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는 추 장관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핵심 인사는 “추 장관의 거친 리더십으로는 더는 검찰개혁을 마무리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냥이 끝났으니 윤 총장을 팽하려는 모양인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앞두고 10여 분간 독대했다.

민병기·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