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佛 연구용역’ 분석

활주로 2개 건설시 압도적 꼴찌
건설비 10.3조… 실제론 더 들듯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력 추진 중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지난 2016년 정부가 20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세계적인 공항 설계 기관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한 연구 용역 결과에서 접근성과 사회경제적 영향, 생태 환경, 비용과 실행 가능성 모든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ADPi가 10조3000억 원으로 추산한 가덕도신공항의 실제 건설 비용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여당이 추진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외에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불가능한 옵션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문화일보가 ADPi 보고서를 상세 분석한 결과, 2개의 활주로를 건설할 경우 가덕도는 밀양, 김해와 비교해 1000점 만점에 495~63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ADPi 보고서는 “공항 입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을 자르고 매립을 해야 해 가덕도 인근 환경에 영향을 주고 영남의 남쪽 끝에 있어 대구·경북으로부터 너무 멀다”며 “김해공항과는 가깝기 때문에 두 공항 사이의 항공 교통 운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ADPi 보고서는 가덕도가 비용 측면에서도 효용이 크게 떨어진다는 진단도 내놨다. 김해신공항의 경우 ADPi 보고서는 4조2000억 원으로 10조3000억 원이 소요되는 가덕도신공항에 비해 크게 저렴했지만,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보고서 결과는 6조6595억 원에 달했다. 입지가 정해진 뒤 공항까지 이동하는 도로·철도 비용까지 감안한 비용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일부 시설 규모를 축소해 5조4975억 원까지 비용이 낮아지긴 했지만 김해신공항조차도 투입 비용 대비 효용 비율(B/C)이 0.94에 그쳤다. ADPi 보고서가 10조3000억 원으로 추산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비용은 완공까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고 예타 면제 외에는 추진할 방법이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