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회사 압수수색 영장기각과 법무부의 방첩정보예산 특활비에 대한 논란 등으로 역풍에 휩싸인 상황에서 1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내쫓기가 檢개혁인가”
검찰 안팎서 秋에 불만 확산

尹 가족수사 압수수색 관련
중앙지검, 영장 재청구할듯

秋 “尹 정치야망 드러낸 후
원전수사 전광석화로 진행”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감찰과 수사로 협공하고 있으나 관련된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연거푸 기각되거나 감찰 지시 근거가 허위로 밝혀지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개혁 본질이 권력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 내쫓기”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추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중앙지검장도 최근 법원이 기각한 윤 총장 배우자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알려지면서 무리한 흔들기란 비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영장청구 잇단 기각 =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중앙지검의 윤 총장 일가 사건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두고 추 장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정용환)는 지난 9일 윤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대표인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통째로 기각됐다. 특히 법원은 기각 사유로 “확보해야 할 주요 증거들이 임의 제출 받아도 되는 내용이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앙지검의 무리한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이 지검장은 해당 압수수색 이후 영장을 재청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수사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은 총장 일가 사건에 대해 영장을 무조건 재청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며 “이를 두고 일부 수사팀 검사와 지검장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고발한 ‘코바나 의혹’은 지난 5일 반부패2부에 배당됐다. 배당 나흘 만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이뤄진 것이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총장 가족 사건과 관련해 우호적인 영장 판사에게 사건이 배당될 때까지 청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앙지검 관계자는 “확인해 드릴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이병석)에 배당됐던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자녀의 ‘스펙 쌓기 특혜’ 의혹과 관련해 10일 나 전 의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도 이 지검장과 일선 검사들 간 이견이 나왔다고 알려졌지만 중앙지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검찰 내부 반발 =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지검장이 중앙지검 수사를 통해 총장을 흔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추 장관이 대검찰청 특수활동비 지급, 2018년 옵티머스 사건 무혐의 등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지난달 윤 총장에 대한 가족 사건 지휘권 배제 등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코바나 의혹’을 수사하는 정용환 반부패2부장도 추 장관과 가까운 심재철 검찰국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16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 사건 과정에서 보석 논란을 일으켰던 중앙지검 강력부의 부장검사-일선검사로 함께 근무했다. 한 부장검사는 “추 장관의 윤 총장 흔들기가 과도하다”며 “결국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막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이후 전광석화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명백히 권력형 비리가 아니고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감사원이 문제 삼지 않았던 청와대 비서관까지 겨냥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