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미국 간 강경화 방미한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참전기념공원에서 헌화한 뒤 기념비를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강 장관, 문승현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연합뉴스

■ 韓·美관계 전망

트럼프때 유지해온 대북기조
文, 美 정권교체 후에도 강행
종전선언·톱다운 방식 ‘이견’

바이든 행정부 지일파 포진
3國공조복원 등 충돌할수도

‘원칙 기반 외교’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외정책 기조는 트럼프 시절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을 설득하려는 구상이어서 적지 않은 충돌이 예상된다. ‘5대 충돌지점’은 북한의 비핵화 접근 방식, 종전선언, 한·미 연합훈련, 북한인권, 한·미·일 3각협력 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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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북 정상회담 등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대북 협상과 종전선언과 같은 선(先)보상을 통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유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구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간 유지해온 대북 기조를 미국 정권 교체 이후에도 수정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 정책, 한·미·일 3각 협력 복원 노력 등과 함께 한·미 간에 상당한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받는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대북 협상은 문재인 정부에 아웃소싱하자”는 결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는 데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문재인 정부가 외교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기간은 레임덕 기간을 감안하면 길어야 향후 1년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 전문가인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대북 협상 타이밍과 내용은 북한과 미국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아웃소싱 요구가 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보편적인 인권 중시 기조가 북한인권 문제를 후순위로 미룬 문재인 정부와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한·일 관계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지일파 인사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도 반일 기조인 문재인 정부와 충돌 지점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에 대한 한국의 소극적인 태도는 바이든 시대에도 한·미 간의 껄끄러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