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버몬트州는 “바이든 승리”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린 3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 앞을 지나가던 한 행인이 버몬트주 개표 결과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 승자 확정 늦어지면

우편투표 변수에 소송까지 가면
대법원 결정에 따라 한달뒤 결과
2000년 이후 가장 긴 개표 기간

선거인단 과반 안되면 하원투표
1800년·1824년이어 3번째상황

올해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박빙 승부, 역대 최대 우편투표 등이 겹치면서 선거일 당일인 3일 승자를 확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일 승자가 결정되지 않는다면 이는 2000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이번 대선은 미 역사상 가장 긴 개표 기간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소송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최악의 경우 200년 만에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직접선거 대신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를 택한 미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이날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자의 텃밭을 지켜냈지만 경합 주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번 대선 승패의 핵심인 플로리다에서는 89%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50.3%, 바이든 후보는 48.7%를 얻고 있다. 또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은 우편투표 등으로 공식 결과가 선거일로부터 사흘 뒤인 6일에야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 제도를 확대한 데다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해 개표가 더욱 늦어질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에 대한 소송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자칫 재개표 상황 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2000년 때처럼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선거 한 달 뒤에야 선거 결과가 결정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당시 대법원은 2000년 12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제기한 플로리다 재검표 명령 저지 청원을 받아들였고,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이에 승복하면서 승패가 결정 났다. 하지만 대법원 결정이 늦어지거나, 대법원 결정으로 두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이 과반인 270명이 안 되면 하원 투표까지 갈 수도 있다. 미 헌법은 대통령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하원이 비밀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2조 1항)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50개 주별로 1명의 하원의원이 대표 투표(contingent vote)를 하게 된다. 주별 하원의원 의석수를 보면 현재 공화당이 26개주, 민주당이 22개주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하원의원 전체(435명)를 다시 뽑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된다.

미 역사상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 경우는 1800년과 1824년 2차례 있었다. 하원 표결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상원이 선출한 부통령 당선인이 선거 결정이 날 때까지 임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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