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력사용 원칙에 어긋나”
韓, 北인권결의안 참여안할듯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전시법이 적용되는 무력분쟁 외의 상황에서 ‘발견즉시 사격’(shoot on sight) 명령을 내린 것은 심각한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30일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달 22일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의 우선 책임을 남측으로 돌린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존 시프턴 HRW 아시아 국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유엔의 ‘무력과 화기 사용에 관한 기본원칙’은 무력과 화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비폭력적인 수단을 먼저 적용하고, 법적인 화기 사용이 불가피하면 피해 및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제력을 행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시프턴 국장은 에리히 호네커 전 동독 서기장이 독일 분단 당시 베를린 장벽 부근 완충지대에서 서독으로 탈출을 시도한 동독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가 살인죄로 기소됐던 사례를 거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동독 통치자와 동일한 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원치 않는다면 이 명령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참여할지 안 할지는 (결의안) 문안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며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놓고 자국민이 북한군에 피격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