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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만 사전투표… 66% 우편
민주당 지지자들 대거 참여
트럼프, 현장 투표 결과만으로
발빠르게 대선 승리 선언할수도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편투표나 현장투표 등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한 미국인이 7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사전투표 결과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민주당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몰리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주 등 주요 경합주가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도 인정하기로 하면서 우편투표 개표 결과에 따라 최종 선거결과가 달라지거나 이에 따른 당선인 확정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8일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가 구축한 선거예측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기준 미국 유권자 6964만5195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2016년 대선 전체 투표자 1억3884만6571명의 50.2%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사전투표자 중 우편투표자는 4651만4012명으로 전체 사전투표의 66.8%를 차지했으며, 사전 현장투표자는 2313만1183명으로 33.2%였다. 이런 사전투표에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사전투표자 중 소속정당을 공개한 캘리포니아·플로리다·메릴랜드·뉴저지·노스캐롤라이나주 등 19개 주의 민주당 지지자는 48.0%에 달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29.1%에 불과했다.

문제는 우편투표 결과가 선거 당일 이후에야 나올 수 있는 주들이 절반에 가까워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각 주가 정한 선거규정에 따르면 50개 주 중에서 이번 선거일인 11월 3일(루이지애나주는 2일)까지 도착한 기표 용지를 유효한 표로 인정해주는 모두 28개 주다. 나머지 22개 주와 워싱턴DC는 우체국 소인이 이번 선거 당일인 3일 이내일 경우 선거일 이후 도착해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들 23개 지역에는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58.2%인 313명이 배정돼 있다. 가장 늦게 우편투표 도착분을 수용해주는 워싱턴주의 경우 3일 자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으면 선거일로부터 20일이 경과한 23일에 도착한 우편투표도 유효표로 인정한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6대 주요 경합주 중에는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위스콘신주 등 4개 주는 선거 당일인 3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 유효표가 된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는 3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의 경우 6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표로 인정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2일까지만 도착하면 된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1.2%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3.8%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지역이다.

또 일부 주의 경우 투표가 완전히 끝난 이후에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하도록 하고 있어 집계에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6대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도 투표 종료 이후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합주에서 두 후보 중 한 명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할 경우 정치적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우편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현장투표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대선 승리를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바이든 후보가 우편투표 최종결과로 역전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에 불복하고 법정 투쟁에 나설 수 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