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洪부총리 모두발언 홍남기(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다각적 고민”구체안 안내놔
공시가격 90%까지 현실화
1주택자 세금폭탄 우려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최근의 폭발적인 전세난에 대해 “현 전세시장은 ‘임대차3법’ 등 새로운 제도가 정착돼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다양한 정책 외 요인도 시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대차3법 시행 등에 따른 ‘전세절벽’이라 할 만한 매물 잠금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더구나 정부는 다주택자뿐 아니라 1가구 1주택자에게까지 부동산세 폭증을 부를 공시가격 현실화에 나서고 있어 조세저항이 전반적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매매·전세시장의 조화로운 안정을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힐 뿐,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4분기 중 수도권과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저금리 기조 등 정책 요인과 가을 이사철 계절 요인 등에 더해 이러한 수급 측면의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엉뚱한 곳으로 책임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공시지가 현실화 방침을 놓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은 “사실상 세금 인상이 되는 것인데 국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로 추진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인상률에 대한) 캡(제한선) 설정 등 국회에서 견제·통제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시가격의 상한을 직전 연도의 5% 미만으로 명시하는 유경준 의원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 당론 추진을 검토중이다. 민주당은 주택 가격 급등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고려해 1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9억 원 주택까지 재산세 인하 혜택을 줘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이후민·김수현 기자